인도 여행, 공짜 픽업에 주의하세요!

공짜 픽업의 대가로 소주를 사들고 가다간 낭패를 당할수도
최근 한국인 공항에서 체포당해


인도 여행, 첫날이 무섭다

내가 인도 여행을 처음 했던것이 1997년이었으니, 이미 10년이 흘렀다. 그때보다는 지금 많은 것들이 좋아졌고, 정말 몰라볼 정도로 빠르게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배낭여행족들의 "알뜰함"이다.

많은 가이드북에서 지적하듯이, 인도 여행은 첫날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많은 것이 갈린다고들 한다. 첫날에 공항에서 숙소까지 무사히 이동을 하면, 인도여행의 반을 마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을 정도니까...

초기에는 "날이 밝기 전까지는 절대 밖으로 나가지 말아라"는 것이 진리처럼 통했다. 그래서, 인도 공항에서 날이 밝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배낭여행객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택시를 타면 엉뚱한 곳에 내려다주거나, 자신들이 커미션을 받을 수 있는 호텔로 (배낭여행객의 열흘치 생활비를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액수의 방값을 가진... 하지만 결코 좋지 않은) 가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두번 갔다온 사람이 있다면, 델리의 배낭여행객 숙소인 파하르간즈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첫날이 정말 무섭게 느껴지고, 처음 가는 배낭여행객은 어떻게 첫날을 보낼 수 있을지 걱정에 걱정을 하게 된다.


공짜 픽업, 고마운 존재


▲ 10루피 (약 230원)는 작은 돈이지만, 배낭여행객에겐 참으로 큰 돈이기도 하다


이미 5-6년 전부터 시작된 '공짜 픽업'은 그러한 배낭여행객의 걱정을 깨끗이 해소해 주는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였다. 공짜? 왜 공짜로 해주냐하면... 수하물을 20kg까지는 무료로 부칠 수 있는 점을 이용, 라면이나 팩소주 같은 물건을 일정 분량 가져다주면, 물건 값은 그대로 환불해 주고, 그것을 가져다 준 대가로 공짜로 픽업에 어떤 곳은 첫날 밤 숙소까지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물론, 그 소주를 필요한 수요처에 넘기면 픽업 비용은 물론, 부수입까지 챙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초기에는 현지에 있는 장기 여행자나 유학생 중 일부가 이런 사업(?)을 했고, 현지 한국 식당도 가세했다. 공항에서 "짐만 몇개 들어다 주시면 멋진 숙소와 삼겹살을 제공하겠다"는 유혹을 받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몇년이 흘렀고, 초기 라면이 대부분이었던 물품은 팩소주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팩소주는 인도 내 한국식당 등에서 얼마든지 소비가 가능한 효자 상품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인도의 한국식당이라 함은, 패키지 여행자, 즉 고급 여행을 하는 분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코스이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 품목이 될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배낭 여행객들도 소주 생각이 얼마나 간절하던가?

어쨌든, 무료 픽업은 팩소주 한 박스 정도면 얼마든지 안전하고 편안한 첫날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것도 없이 보였다. 어차피 짐 가져가는데, 그정도 여유는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엄연한 불법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주류를 무제한으로 들여오게 하는 곳은 없다. 우리나라도 1리터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http://www.airport.or.kr/iiacms/pageWork.iia?_scode=C0102020500&fake=1189349889938 참조)

팩소주 200ml짜리 40개들이가 한 박스라고 치면, 이건 어느 나라에서도 무사히 통과 못할 정도의 엄청난 양이 되고 만다. 그런데도, 인도 공항에서는 "코리안 드링크"라는 말로 무마하고 통과되어 오던 것이 여태까지의 세태였다. 팩에 들어간 술은 그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팩소주를 각 나라에 가져가기 위한 질문이 상당히 많다. 다들 원론적인 대답들 - 운 좋으면 통과고 아니면 낭패 -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인도의 경우는 "아무 문제 없으니 그냥 가지고 가면, 만사 오케이다" 라는 생각이 팽배해왔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세관을 통과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선다.

인도에서는 엄격한 주류 관련 법률이 존재한다. 술도 면허가 없으면 팔지 못하는 등 엄격하다. 하물며, 정식적인 허가를 받지 않은 주류가 시중에 유통되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밀수"에 해당한다. 불법적인 술이 되는 것이다. 그 양이 적을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여행객들에 의해서 "무료픽업"의 대가로 몰려드는 팩소주는 이미 인도 당국도 문제의식을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이미, 진로 등은 정식으로 인도에 수입되어서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정식 제품은 관세를 제대로 내고 통관을 해서 들어왔기에 팩소주보다는 조금 비쌀것이고, 조금이라도 가격이 싼 팩소주를 수요처에서 더 사용했으리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다.

즉, 배낭 여행객이 공짜 픽업으로 가져간 "소주"가 인도의 유통질서도 해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기어코 사단이 나고 말았다.


공짜픽업 이용해 주류 반입한 한국인, 인도에서 체포


공짜 픽업…불법 주류유통에 악용 [여행신문] 2007.8.29
http://www.traveltimes.co.kr/news/news_tview.asp?idx=57998

통상적으로 여행객들이 현지 업체에 물건을 전달하고 공항 무료 픽업 및 숙박을 제공받던 것이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인도에서는 8월초 인도 관련 유명 카페를 운영하며 이 같은 불법 유통 사업을 벌여온 한국인이 현지에서 체포돼 이에 대한 경감심을 일깨우고 있다

(중략)

그러나 이는 주류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는 인도의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다. 새로운 주류를 수입하기 위한 면허를 받지 않았다는 점과 주류 관세를 내지 않았던 점 등이 명백한 불법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김 씨는 관세법 위반과 외국인법 위반 등으로 체포·기소돼 재판정에 서게 됐다. 또 이와 관련해 인도 현지에서는 소주 운반에 대해 내국인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후략)


결국, 일이 터진것이다. 이로 인해서 불똥이 "공급책"에 해당하는 배낭 여행객에까지 튀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해외에서 남의 물건을 옮겨주다가, 그것이 마약 등임이 밝혀져서 해외 감옥에 갇힌 사건등을 접할때는 이것이 한참이나 멀고도 먼 이야기로 들렸다. 하지만, 인도 배낭여행객들이 즐겨 사용하던 무료픽업 서비스가 자칫 그런 위험에 처했다.

물론, 무료 픽업을 하는 곳들은 소주는 중단한 상태이고, 이제 '라면'으로 다시 회귀했다. (물론 라면값은 현지에서 돌려준다) 그렇지만, 라면도 엄격히 따지면 현지에서 유통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한다. 즉, 여행자 자신이 먹을 분량이라든지 이런 것이 아니고, 현지 유통을 목적으로 대신 사가지고 가는 것이므로 (두박스정도) 이것도 누군가가 시비를 걸면 걸 수 있다.


공짜 픽업이 아닌, 저렴한 픽업 서비스는 어떨까?

사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사람을 데려오려면 돈이 든다. 차도 있어야 하고 운전사도 있어야 한다. 또한, 한국인이 동행을 하든지 해야 안심이다. 모두가 인건비다. 그렇다면, 물건을 사가지고 가는 무료 픽업이 아니라 적당한(정당한..이 아니라^^) 가격의 픽업 서비스가 주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무료 픽업이란 것 자체가 일종의 '편법'이었고, 정상적인 픽업 서비스 자체를 없애버린 결과를 가져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도 관련 여행사들은 협력해서라도(이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지만.. ^^) 저렴한 픽업 서비스를 개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무료 픽업 서비스가 사라지면, 몇몇 여행객은 지독한 인도 사기꾼에 여행을 망치기도 할테니 말이다.

물론, 여행객이 자신이 먹을 팩소주 몇개 들고가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이 먹지 않을 많은 분량을 가지고 가는 것이 문제라는 뜻이다. 그나저나, 해외여행 중에서만이라도 술을 끊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문제는 거의 술이 취해서 일어나고 있으니...

그냥 이 한마디면 어떨까?


우리, 지킬 것은 지키면서 여행합시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9.10.

www.hangulo.kr
http://blog.daum.net/wwwhangu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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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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