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형 버스 손잡이 기사는 잘못된 정책 홍보에 따른 오보

- 언론의 호들갑인가, 서울시의 헤프닝인가? -


긴글 읽기 싫은 누리꾼(네티즌)을 위한 기사 간단 요약
1. 서울시가 지난 2월에 W형태의 버스 손잡이를 추진한다고 대대적으로 각종 언론에 자료를 제공, 엄청나게 많은 기사가 나왔다.
2. 하지만, 실제로 W형태의 버스 손잡이는 서울시 회의에서도 이미 문제점이 지적되어서 거의 폐기된 안건이었고, 단지 "디자인적 개선"을 한다는 정책만 세웠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많은 언론에 제대로 된 사실을 알리지 않음으로써, 결국은 집단 오보 사태를 낳았다.
아직도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W형 버스 손잡이를 추진하는 것처럼 되어 있다.

 

W형태의 버스 손잡이 기사, 기억나십니까?

2007년 2월 22일 W형태의 버스 손잡이 기사가 모든 신문을 장식했다.

[관련기사 링크 → 서울 버스손잡이 `W'로 바뀐다 2007년2월 22일 연합뉴스  ]

 

버스 손잡이를 위와 같이 두 명이 잡을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기사였다. 서울시의 "천만상상 오아시스"에서 선정된 의견이었는데, 나는 이 버스 손잡이의 문제점을 지적한 블로거 뉴스 기사를 썼다.

'W'형태의 버스 손잡이, 농담이시죠? (2007.2.22. 따따따쩜한글로)
 [블로거뉴스 기사보기] 추천 297 |  조회 228538 | 댓글 543개 (2007년 3월 6일 현재)


위에서 보다시피, 22만여명이 기사를 읽었고, 297명이 추천을 해주었으며 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좋은 의견도 많이 나와서 댓글 기사를 작성하는 등, 이틀동안 정말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늦게야 알았지만..) 이 소동(?)은 몇몇 언론에서도 기사화 했다.

▶ 2007.2.27 "W형 버스 손잡이? 설마....." [민중의 소리 원본] [다음 미디어] [부천 타임즈]

▶ 2007.2.28 한겨레 21 [인터넷 스타] W자형 손잡이

운이 좋았는지, 3월 8일에는 <다음 블로거 뉴스>를 소개하는 무료 아침신문에 기사가 실린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렇게 떠도 되나 싶다가도, 조금 더 글을 정리해야 하겠기에 서울시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고 다시 근거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천만상상 오아시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결과는 보도와 다르다

저번 글을 쓸 때는 <상상 실현회의>의 동영상이 저번 회의것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늘 (2007.3.6) 들어가보니 동영상도 잘 정리되어 있고, 사안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전에는 간신히 검색해서 찾았다)

먼저 그 내용을 살펴보자.

천만상상 오아시스 http://oasis.seoul.go.kr/ 홈페이지 상상실현>실현회의
2007년 제3회 상상 실현회의
ㅇ 일     시 : 2007. 2. 22(목) 10:00 ~ 11:30
ㅇ 장    소 : 태평홀 (본관3층)
ㅇ 참 석 자 : 시장단, 경영기획실장, 관련 실·국장
                 시정개발연구원, 상상제안자, 상상누리단
ㅇ 제안등록기간 : 2006. 12. 10 ~ 2007. 1. 31
상상제안 : 버스 손잡이 개선
사업 완료예정 : 2008년 1월 보급예정
 
ㅇ 버스, 지하철 손잡이는 한명만 잡도록 되어 있어서 출퇴근시 혼잡시간에는 손잡이가 모자람
손잡이를 둥그런 더블유, 아니면 뒤집힌 하트 모양으로 하면 한손잡이에 편하게 두명씩 잡을 수 있음
ㅇ 또한 버스 의자에 있는 손잡이도 각도를 약간만 주어서 두개로 만들어서 민망한 일이 없도록 했으면 함  
 
검토내용
이동손잡이를 두명이 동시 사용시 안전및 미관상 저해
ㅇ 시내버스 이용하는 교통약자의 편의성을 감안하여 표준화된 모델 개발과 저상버스 도입을 적극확대
ㅇ 첨두시간대 혼잡노선에 대해서는 집중배차, 증차 등을 통하여 시민이 사용하기 쾌적하고 편리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 (06. 2월 이후 출고되는 차량은 수직및 수평손잡이 설치 등으로 손잡이수는 적정(※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시행령적용)
더블유 손잡이는 곡선구간 운행시 힘과 방향을 달리하여 안전사고가 있을 수 있어 버스제작사별로 기존 원형에 탈피하여 인체공학적인 다양화 형태의 버스손잡이를 검토

 

어, 뭔가 이상했다. 검토 내용이 바로 내가 쓴 글과 같다. 즉 "안전사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결과다.

그런데 뭐가 통과된 것인가? 검토내용에서 <자세히 보기> 링크를 누르니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왔다.

검토내용 자세히 보기

[전문가 의견]
- 서울 대중교통의 손잡이는 승객 수에 비하여 부족함. 대중교통의 서비스 개선을 통하여 서울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실용제안임.
- 손잡이에 대한 권고안(표준안) 검토를 통해 제작사와 연계가 필요함. 
- 손잡이의 모양(더블유 또는 하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성(높이, 설치위치, 색상)을 고려하여 기능과 디자인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함
 
[실국 본부 의견]
- 버스회사 주문·제작시 손잡이 모양 및 수량에 대해 차이가 있음
- 이동손잡이 외에 좌석손잡이 및 측면(창문쪽) 수평 손잡이 설치
-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시행령에 따라 ’06. 1. 28이후 출시되는 시내버스는 수직손잡이를 설치의무화 하고 있음
- 출·퇴근시 혼잡버스를 이용하는 입석승객이 버스손잡이가 부족한 경우에 추가로 설치토록 조치 할 예정이나, 두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손잡이를 설치 할 경우에는
- 손잡이 너비가 확대되어(15㎝→30㎝) 거의 일직선과 같은 수준으로 되어 탑승공간의 감소를 가져오며,
- 손잡이 흔들림으로 탑승객에 불쾌감을 줄 수 있으며 버스 내부의 미관을 저해 할 수 있다고 판단됨.
- 또한, 곡선구간 운행시 힘과 방향을 달리하여 안전사고가 있을 수 있어 버스제작사별로 기존 원형에 탈피하여 인체공학적인 다양화 형태의 버스손잡이를 검토하고 있음


 이게 무슨 소리인가? 검토의견은 "W형 손잡이는 문제가 많으므로 인체 공학적인 다양화 형태의 버스 손잡이"를 추진한다는 소리다.

좀 이상해서 회의 내용을 소개한 동영상을 들어보았다. 그 녹취 내용은 아래와 같다.

혼잡한 시내버스 안에서 몸을 지탱할 손잡이가 모자라 난감했던 경험이 있을실텐데요. 이런 불편이 말끔히 해결될 뿐 아니라, 손잡이의 높낮이가 조절되고 일률적인 손잡이의 색상도 다양해져 편리성을 넘어 버스안이 훨씬 산뜻해질 전망입니다

이건 W형의 손잡이를 만든다는 대대적인 보도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이 제안의 진행사항은 아래와 같다.

이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ㅇ 사업개요
- 버스고급화 추진 : 다양하고 편리한 형태의 손잡이 개발 추진
- 저상버스 도입 확대 : 수직·수평손잡이 확대설치로 입석승객 편의 도모 
- 노선조정 정례적 실시 : 혼잡노선 집중배차, 증차, 신규노선 발굴

ㅇ 사업추진일정
- ’08.  1월 이후 : 고급화 모델로 제작된 버스 보급
- ’10. 12월 까지 : 저상버스 총 1,000대 도입
- 매분기별 1회  :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노선 지속 개선

이건 뭔가? W형태가 아니고 "다양하고 편리한 형태"로 바뀌어 있고, 수직/수평 손잡이 확대 실시 등으로만 되어 있다. 그러면 이것은 원래의 안에서 "최초의 고안" 즉, "손잡이를 개선하자"는 수준의 내용만 받아들인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의 공식 입장을 찾아보았다. www.seoul.go.kr을 한참이나 뒤져서 간신히 찾아낼 수 있었다. (핵심 내용이 이미지로 처리되어 있어서 어떤 검색엔진에서도 걸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가 홈페이지는 이런식이다.)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 발췌
- W모양 버스 손잡이 - 원안추진
 ▶ 버스 중앙부분을 포함, 기존 손잡이 개선방안을 마련하되 안정성과 디자인 개념을 도입
* 참고안 (이게 실현 부적절이란게 너무 가슴아파서 이곳에 싣는다)
지하철 다인승 환승 - 실현 부적절
- 버스는 다인승 환승이 되는데, 지하철에서는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이용승객이 손해를 보고 있음
- 시민 불편사항을 시행 여부를 검토하되, 예산 부담에 따른 비용대비 효과 및 예상 민원 등 향후 파급효과 검토

여기도 W형태로 확정한다는 소리는 없다. "안정성과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서 개선한다는 정도다. 하지만, 검토 결과는 "원안추진"이다. 원안이 무엇인가? 바로 시민이 낸 의견인 W모양 버스 손잡이 아닌가? 도대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파악한 결론 - 그냥 헤프닝?

다시 많은 기사들을 검색해서 찾아봤지만, W형태라고 대부분의 기사에서 이야기하고 있을 뿐, 다른 내용은 찾기가 참 어려웠다. (비슷한 뉘앙스의 기사는 있긴하지만, 그 기사에서도 W형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결국, 내가 찾아낸 사태의 전모는 이렇다.

1. 실현검토 회의의 내용이 잘못 정리되어서 언론에 배포되었다.

또는

2. 실현검토 회의에서는 W형태로 하려고 했는데, 추후 실무선에서 실현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와서 그냥 얼버무리기로 했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시가 공개한 <상상 오아시스>의 절차를 보면 이해가 간다.



여기서 실현회의는...



그리고 실현회의가 끝나고 나면...



이제서야 "서울시 사업부서"가 끼어든다. (이 시점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답변을 기대해본다)

결국, 회의는 "전문가"분들이 하시고, 실무 부서의 내용은 발표 후에 끼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아니길 빌 뿐이다)

나는 나의 가설 1번. 잘못 전달되었을 뿐, 그냥 헤프닝일 뿐이다. 원 제안자의 의견을 다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정신"만 받아들인 것이다... 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이게 아니라면, 정말 실망 그 자체다. (실무진이 결여된 회의는 탁상공론이 될 수 밖에 없다. 대중교통에 대해 논의하려면 적어도, 대중교통 전문가 - 늘 애용하는 시민들- 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그냥" 전문가 분들이 아니고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서울시에 공식으로 질문을 할 예정이며, 했으며 (2007.3.7) 언제나 그랬듯이, 블로거 뉴스를 통해, 내 블로그를 통해서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잘못된 정책 홍보에 흥분한 꼴


결국, 내 기사나, 그 글을 읽고서 흥분하신 분들이나, 댓글을 다신 분들... 곳곳에 복사된 글을 읽은 분들은 모두 바보가 된 셈이다. 아니다, 바보가 된 것이 아니라, 정당한 것이었다. 서울시는 답변에서 "W형을 포함한 것을 검토한다고 했으나, 적어도 W형태는 추진하지 않을 근거를 제시한 소중한 글이 되었다. (2007.3.19 수정함)

W형태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서울시도 애시당초 알고 있었고, W형태가 아닌 좀 더 개선된 형태로 만들 것이고, 내년 초에 그것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그 결과가 W라면, 실무진에서 충분히 논의한 결과라면... 나로서는 할 말이없다. 그냥 타고 다니는 수 밖에.. ^^)

그냥 처음부터 "디자인과 실용성 면에서 개선할 것이고 연구중이다"라고 했으면 그냥 끄덕거리면서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의 정책 발표에는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각종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는 분명히 서울시가 보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사진이 그렇게 다 똑같았을 리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서울시는 부인을 했으며, W형태로 간다는 것은 보도자료에 넣지 않거나 강조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래의 서울시 답변과 추가기사 참조. 2007.3.19. 수정)

얼핏 들으면 기가막힌 정책들, 그런 정책 덕분에 지지율은 오르겠지만, 국민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곧 들통날 선심 정책과 인기에 부흥한 정책들은 독화살이 되어서 돌아올 것이다.

덕분에, 서울시 홈페이지 구경 잘 했다.

한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 서울시 홈페이지의 TTS 서비스 (음성 안내 서비스)는 좀 분리해 주기 바란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관련기사: 시각 장애인용 음성 서비스는 정말 시각 장애인을 위한 것일까? ) 시각 장애인들은 오히려 그런 서비스를 불편해하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3.6
www.hangulo.kr
blog.daum.net/wwwhangulo

* 이 글을 옮겨 실으실 때는 원본링크를 꼭 밝혀 주십시오. 기사화 하시고 싶으실 때는 연락이라도 주시기 바랍니다.(방명록을 활용해 주시길)


* 조금 긴 논쟁은 아래의 "Daum 블로그에 쓰기" 버튼이나 "트랙백"을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의외로 편리하고 좋은 기능인데, 잘 안알려져 있습니다. (제일 먼저 노출되는 댓글이기도 합니다. ^^)


* 이 기사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 제 나름대로의 논리로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서울시의  공식 답변이 오는대로 추가 기사를 쓰거나, 이 글에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굳이 이슈화 시키는 것은, 아무도 이 사실에 대해서 주목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사실, 제 논리에 의하면 저는 '오보'를 가지고 흥분한 기사를 쓴 무척 불리한 위치에 있어서 이런 글을 안쓰고 가만히 있는게 저한테는 더 도움이 될 것이지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쓰고 공개합니다.)



2007년 3월 19일 추가한 기사내용

 

이미 이 글을 쓰던 시점인 2007년 3월 7일경에 위의 내용에 대한 정확한 서울시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서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서울시가 3% 인원 감축 등으로 무척 바빴는지, 한동안 민원에 대한 답변이 오지 않았다.

오늘에서야 답변을 확인하고 이곳에 실으며, 이 사태의 정확한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서울시의 답변내용
한글로 님 안녕하십니까?
서울시정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천만상상 오아시스에 제안된 안건은 “제안단계”, “토론단계”, “실무회의 단계”, “실현회의 단계”로 진행되며, 각 단계별로 실무부서의 검토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실현회의 결과 최종 채택안건은 사업부서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추진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전 검토를 거쳐 시행되는데, 이과정에서 시민의 상상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문의하신 “버스 손잡이를 둥그런 W자로 하자”는 제안도 실현회의전 실무검토과정을 거쳤으며, 이 과정에서 안전성이나 미관상 저해의 소지가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기술적인 검토를 통해 해결할 사항이고, 제안내용이 시민 생활속 불편에서 나온 참신한 제안이며, 디자인과 편의성 측면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이므로 실현대상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또한, 회의결과는 “시민고객의 불편해소를 위해 “W형”을 포함한 다양한 개선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으로 이는 제안자의 취지와 내용과도 일치하므로 “원안추진”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참고로 “변경추진”은 아이디어를 채택하되, 실현을 위해 제안취지와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를 말하며, “실현부적절”은 취지는 타당하나 실현이 어렵거나, 비용대비 효과가 적은 경우를 말합니다.
또한, 우리시는 실현회의후 “달라지는 버스 손잡이… 서울시 디자인 개념 도입 결정”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제공하였으며, 세부 내용 또한 “기존 손잡이 개선방안을 마련하되, 안전성과 디자인 개념을 도입”이라고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다시 한번 시정에 대한 깊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한글로 님께서 우려하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검토하여 “편리하고 안전하며 디자인 개념이 가미된 버스 손잡이”를 만들어 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시정에 대한 건의사항이나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언제라도 우리시 천만상상 오아시스에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에 앞서서 상상누리단에 참여했던 한 분의 트랙백 기사도 실렸다. (2007.3.9)

서울시의 공식 입장과의 차이점을 보면, 조금 재밌는데, 기본적으로는 같지만 "서울시가 보도자료를 잘못 내보낸 것 같다"는 일종의 추측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W형 손잡이"라는 표현으로 보도자료를 내보내지 않았으며, "기존 손잡이 개선방안을 마련.." 하는 식으로 보도자료를 제공했다고 한다.

즉, 내가 추측한 것중에 상당부분이 엇갈려가며 맞아떨어진 셈이다.


여기서 문제점은 이렇다.

1. 'W형 손잡이'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었지만 '디자인과 편의성 측면'에서 개선하자는 것이라면, 이미 W형 말고도 몇 개의 의견이 더 있었다. 유독 W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다른 의견이 이 안건의 결론에 더 가깝다. (이 의견에 대해서 '누리단'에서는 최초 제안자와 그 제안에 실현 가능성을 높여준 분들도 함께 밝혀주자'고 하며 이미 진행중이라고 한다)

2. 버스 손잡이의 개선사업은 이미 bus.seoul.go.kr 에 발표된 바와 같이, 버스 고급화 사업중의 하나로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실무진 검토의 내용을 잘 살펴보면,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이미 실무팀에서 추진중인 사업인데, 상상 오아시스에서 다시 뽑아서 "개선을 다시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그냥 의견 개진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검토 내용을 읽어보면, 탁상 행정의 대표적 표본을 보는 듯 하다)

3. 'W형 손잡이'의 추진과정에서 언론이 보도자료와 달리 'W형'에 집착(?)하며 마치 W형이 결정사안인 것처럼 보도할 때, 서울시는 침묵했다. 정정보도를 요구했어야 마땅하다.

4. 'W형 손잡이'는 실무진에서 검토한 바에 따르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안임에도 불구하고 'W형을 포함해서' 추진한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서울시 실무진의 검토 내용 "W형 손잡이는...곡선구간 운행시 힘과 방향을 달리하여 안전사고가 있을 수 있어 버스제작사별로 기존 원형에 탈피하여 인체공학적인 다양화 형태의 버스손잡이를 검토하고 있음)

5. 실무진의 의견 검토를 거치고 나서 "상상오아시스 회의"를 한다고 했는데, 실지로 이는 요식행위 정도다. 실무진의 의견에서 분명히 실현 부적절한 부분이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마치 실행하는 것처럼 동영상과 문서를 제작한 것은 문제가 있다. 사실,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도 이 부분은 약간 애매모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완전히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았다.

어쨌든, 실무진이 검토하고 추진을 할 것이지만, 국민의 혈세로 너무 비싼 "실험"을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실무진은 서류 상태에서도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했는데도, 윗선에서 "무조건 샘플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면... 상상 오아시스는 "상상 디스토피아"가 되고 말것이다. (샘플 하나 만드는데도 상당히 많은 돈이 들어간다. 실현 가능한 것들을 가지고 테스트한다면 모르겠지만...)


아울러, 이 기사가 내게 가져다 준 교훈도 크다.

신문의 모든 기사들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과, 실제로 해당 관청의 보도자료와 더불어 민원을 확인해야만 사실에 조금 더 가까워 진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 기사를 쓸 때, "왜 네가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느냐?"는 댓글에 시달릴 것은 뻔했다. 하지만...그냥 "내가 바보였습니다...!" 라고 처음부터 글을 썼더라면, 지금 또다시.. "아니요.. 서울시가 아니래요.."라며 또 글을 써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서울시의 답변이 도착할 때 까지, 잘잘못에 대한 것을 미루어 놓았다.

어쨌든, 서울시의 답변으로, 내 첫번째 기사 (W형태의 버스 손잡이, 농담이시죠?)도 충분히 가치 있는 지적이 되었고, 두번째 기사(이 글)도 의미있는 문제 지적이 되었음을 확신한다. 그래도 사과를 요구하는 매몰찬 독자가 있으시다면, 이렇게 장황한 글을 쓰고 있는 나를 지적하고 싶으시다면, 사과를 드린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할일을 한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무작정 신문을 욕하거나 해서도 안된다. 보통, 신문은 기관의 보도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른 사실 확인은 '서로의 믿음'에 의해서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경우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모든 정보를 쥐고 있었던 서울시가, 실제의 사실을 감추고 나중에야 털어 놓았으니, 어느 신문이 제대로 썼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 기사의 진위를 체크하고 있을 기자는 없다. 그런 일은, 바로 "블로거 기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W형 손잡이 문제는 그냥 "같기도"가 되버렸다.

이게, 서울시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신문이 잘못한 것 같기도 하다.

서울시 잘못도 아니고, 신문 잘못도 아니다.

그래, 서로 공을 서로 주고 받고 있기를...!

앞으로 서울시는 정책 발표를 할 때, 수많은 블로거 기자들과 더불어 수십만의 독자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생각하고 더욱 조심스럽게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언제든지 다시 욕먹을 각오하고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드리며, 길고 길었던 W형태의 손잡이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2007.3.19 추가)


* 덧붙이자면... 기어코 서울시는 W형 버스손잡이 시범사업에 들어갔다...(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286542 W형 버스 손잡이, 농담이 아니셨군요! 2007.8.22) 참조





글쓴이 :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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